롯데웰푸드가 최근 자사 프로야구단 롯데 자이언츠 전용 제품 출시를 내부 검토 중이다. SPC삼립이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손잡고 선보인 ‘크보빵’이 출시 3일 만에 100만개 이상 팔리며 흥행에 성공하자, 그 여파로 롯데도 뒤늦게 통합 마케팅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크보빵에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롯데 자이언츠가 포함되지 않아 팬들의 아쉬움이 컸다. 특히 롯데는 식품, 유통 등 다양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야구단과의 마케팅 연계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었다. 롯데웰푸드는 아이디어 차원의 검토 단계라고 밝혔지만, 내부적으로는 그룹 차원의 시너지 미활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KBO와의 협업에서 롯데가 소극적이었던 배경에는 기존 참여 기업들이 자사 계열사와 경쟁관계라는 점이 작용했다. 크보빵뿐 아니라 해태제과의 홈런볼, 웅진식품의 하늘보리, CJ CGV의 중계 협업 등 주요 콘텐츠에서 롯데는 배제돼 왔다. 협업 여지는 있었지만 정작 자사 브랜드들과의 연계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내부 기획력 부재에 대한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해 KBO는 총 관중 1000만명을 넘기며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123만명의 누적 관중을 기록해 전체 5위, 하위권 구단 중 유일하게 100만명을 돌파했다. 43년간 이어진 충성 팬덤과 높은 브랜드 자산을 갖춘 팀임에도 관련 상품이 부족하다는 점은 수익기회 손실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SPC삼립은 포켓몬빵에 이어 크보빵으로 다시 한 번 히트 상품을 만들며 높은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CU와 연세우유의 두산 베어스 협업도 디저트 매출을 20% 이상 끌어올리는 효과를 냈다. 업계는 이 같은 컬래버 제품이 팬과 브랜드 간 접점을 넓히는 동시에 수익과 화제성을 모두 잡는 전략이라고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그룹 계열사와의 협업에 나섰다면 브랜드 간 연대감 형성과 매출 증대 모두 가능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신세계는 SSG랜더스를 중심으로 ‘랜더스데이’를 열고 이마트, 스타벅스 등과 브랜드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해 구단 자체 영업으로만 721억원의 수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7%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여기에 그룹 차원의 유기적 마케팅이 결합된다면 롯데 전체 브랜드 가치도 함께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