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법원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가정연합·옛 통일교)에 대한 법인 해산 명령을 내리면서 헌금 피해자들의 배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가정연합 측이 항소를 예고해 최종 판결까지 장기간의 법정 다툼이 예상되면서 피해 회복까지는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지방재판소는 지난 25일 “가정연합이 약 40년 동안 전국적으로 법령 위반 행위를 벌여 막대한 피해를 발생시켰으며, 법인격 유지가 부적절해 해산 명령이 불가피하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피해자들이 헌금 등으로 인해 오랜 기간 심각한 경제적 피해를 겪었다고 강조했다.
가정연합은 1954년 한국에서 설립된 후 1964년 일본에서 종교법인으로 등록됐다. 특히 2007년 ‘영계의 조상들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영적 물건을 고가로 판매하는 이른바 ‘영감상법’ 사건으로 사회적 논란이 일었다. 당시 일본 경시청은 이를 단순 물건에 초자연적 능력을 주장하며 비싸게 판매하는 부당 상술로 규정했다.
가정연합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2022년 아베 신조 전 총리 암살 사건 이후였다. 당시 용의자가 “어머니의 통일교 고액 기부로 가정이 망가졌다”고 진술하면서 사회적 파장이 컸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가 조사 후 가정연합 해산을 법원에 청구했다.
법원 판결 확정 시 가정연합의 재산은 청산인이 관리하게 되며 피해자 배상에 활용될 전망이다. 가정연합의 자산 규모는 2022년 말 기준 약 1181억엔(약 1조1500억원)으로 파악돼 현재 피해 배상 청구 규모를 충분히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일본 현행법상 헌금을 법적 배상으로 돌려받는 절차가 명확하지 않아 피해자들의 실제 보상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피해자 지원단체들은 법적 구제 절차 마련을 촉구하고 있으며,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2023년 11월까지 194명의 피해자가 약 58억엔(약 564억원)의 배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대부분 법원 조정 절차에 머물고 있다.
한편 가정연합은 “잘못된 법 해석으로 인한 판결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소를 예고해 2심, 3심으로 이어질 법적 공방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가정연합의 일본 내 신자는 약 60만명으로, 이 가운데 10만명이 매주 예배에 참여하고 있다. 결국 실질적 피해 구제가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