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감면을 목적으로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을 반복 투약해 현역 면제 판정을 받은 헬스트레이너에게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32)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헬스트레이너인 A씨는 2013년 최초 병역 판정에서 2급 현역병 입영 대상 판정을 받았으나, 학업 등을 이유로 입영을 연기했다. 이후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을 반복 투약·복용한 끝에 2020년 ‘이차성 생식샘 저하증’(성선기능 저하증)으로 5급 전시근로역 처분을 받았다.
전시근로역은 전시 상황에서만 군사 업무를 지원하는 것으로, 사실상 현역 면제에 해당한다.
검찰은 A씨가 병역 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간수치를 높이고 성선 기능을 약화하는 등 부작용이 있는 약물을 투약하고 신체를 고의로 훼손했다고 판단해 기소했다.
이에 대해 A씨는 “헬스트레이너로서 대회 출전을 위해 약물을 복용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병역을 회피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A씨의 메모와 지인에게 보낸 메시지 등을 근거로 “입영이 문제가 되는 시기에 성선저하증 등의 부작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한, A씨가 “약물을 복용해 군대에 가지 않겠다”고 말한 사실을 증언한 제보자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2심 재판부는 “병역 기피·감면을 목적으로 약물을 계속 복용해 신체를 손상한 행위는 병역제도의 근간을 해치는 것으로 엄정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오랫동안 대회 준비 등을 이유로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을 복용해온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