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일본·중국산 열연강판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요청하며 한국과 일본 간 철강 관세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일본 철강업계는 이에 맞서 “무역조치를 발동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 철강업계 내부에서도 찬반 의견이 엇갈리며 산업 전반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日 철강업계의 강경 대응
일본철강연맹의 이마이 다다시 회장은 최근 “철강재 수입 증가로 일본 철강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무역조치 발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현대제철이 지난해 12월 일본·중국산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제소를 요청한 데 따른 일본 측의 첫 공식 반응이다.
업계에서는 일본제철이 포스코와 물밑 협상을 진행했으나 성과를 얻지 못하자 공개적으로 강경 대응에 나섰다고 분석하고 있다. 일본 산업계가 공개 비판에 나서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이는 갈등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 내 철강업계의 갈등
현대제철은 일본과 중국산 열연강판이 지나치게 저렴해 국내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열연강판은 대부분의 판재류의 소재로 사용되는 핵심 제품으로, 시장 교란은 철강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국내 압연사들은 반덤핑 제소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열연강판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수입해 사용하고 있어, 일본산 수입 제한 시 추가 비용 부담이 클 것이라고 우려한다.
日 수출 시장 잃을 가능성
한국 철강업계가 일본에 수출하는 철강재는 약 5조3000억 원 규모로, 일본에서 수입하는 열연강판의 3배 이상이다. 일본 시장은 포스코 등 주요 업체들에게 중요한 수출 무대이며,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인 자동차 강판 판매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포스코는 일본 완성차 업체와의 거래를 통해 시장 입지를 넓혀왔으나, 현대제철의 반덤핑 제소로 인해 일본 측의 관세 조치가 발동될 경우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는 일본제철과의 협력 관계로 인해 더 난감한 상황”이라며 내부적으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의 관세 갈등 향방
현대제철의 반덤핑 조사 개시 여부는 2월 말 결정될 예정이다. 이번 사안은 단순히 열연강판 수입 문제를 넘어 한·일 철강업계 전반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일본 양국의 경제 협력과 철강 무역 구조가 어떻게 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