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춧잎 하나하나 속을 채워야 해요. 위에는 넉넉히 넣어주시고요. 색깔이 정말 잘 나왔네요.” 동원F&B 진천공장에서 열린 김장투어의 한 장면이다.
지난 6일, 충북 진천군에 위치한 동원F&B 진천공장은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흰 위생복, 머리망, 붉은색 앞치마와 고무장갑을 착용한 17명의 참가자들은 절인 배추와 김칫속을 이용해 김장을 하고 있었다.
‘양반김치’와 함께한 특별한 김장 경험
동원F&B는 1999년 국내 최초로 시작한 ‘김장투어’ 행사를 올해로 24회째 개최했다. 김장투어는 10kg 기준 포기김치 비용 10만 원과 참가비 5만3000원(교통비, 겉절이 1kg, 중식 포함)만 내면 절인 배추와 김칫속을 현장에서 받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김치를 직접 담글 수 있다.
서울 강남구에서 온 이채은 씨(42)는 “6년째 참가 중인데, 담그기 편하고 김치 맛도 좋아 매년 찾는다”고 말했다. 함께 온 이모는 “김치가 맛있고 집에서 일 벌이지 않아 좋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상품김치 구매 증가 속, 김장투어의 매력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가정에서 김치를 직접 담그는 비율은 24.7%로, 상품김치를 구매한다는 응답(30.6%)이 더 많았다. 이는 2017년 56.3%에서 크게 줄어든 수치다.
동원F&B 진천공장 최동호 공장장은 “가정에서 배추 절이는 것을 어려워해 김장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김장투어는 손맛과 편리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매년 단골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처음 김장하는 이들도 부담 없이 참여
김장을 처음 경험한 40대 송가영 씨는 “김장을 하지 않는 친정과 시댁 때문에 참가했다”며 “가족들이 맛있다고 하면 매년 참여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김장을 하지 않는 ‘김포족’이 늘어가는 상황에서, 김장투어는 김치 담그기 문턱을 낮추며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 김장투어는 참가자들에게 특별한 경험과 편리함을 선사하며, 김치를 담그는 전통 문화를 유지하는 동시에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기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