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역에서 자전거 교통법 강화 시행 직후 경찰을 사칭한 금품 갈취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제도 시행 초기 혼선을 노린 범죄가 빠르게 확산되는 양상이다.
일본 경찰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아오킷푸(청색 범칙통지)’ 제도가 도입되면서 16세 이상 자전거 이용자에게도 경미한 교통 위반 시 범칙금 부과가 가능해졌다. 대상은 총 113개 항목으로, 휴대전화 사용, 이어폰 착용, 신호 위반 등 자동차 수준의 규제가 적용된다.
범칙금은 위반 유형에 따라 3000엔에서 최대 1만2000엔까지다. 주행 중 휴대전화를 손에 들거나 화면을 주시할 경우 최고액이 부과된다.
문제는 제도 시행 직후 이를 악용한 사기 범죄가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히로시마현 구레시에서는 한 남성이 고등학생을 멈춰 세운 뒤 “수신호를 하지 않았다”며 범칙금 명목으로 현금을 받아 챙겼다. 도치기현 오야마시에서는 경찰을 사칭한 2인조가 “지금 내지 않으면 체포된다”고 협박하며 1만5000엔을 갈취했다. 이는 실제 범칙금 상한을 초과하는 금액이다.
홋카이도와 가고시마에서도 유사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공통적으로 사기범들은 사복 차림이었고 순찰차가 아닌 일반 차량을 이용했다. 위반 사유 역시 비교적 판단이 모호한 ‘수신호 미이행’이 집중적으로 악용됐다.
일본 경찰은 “현장에서 범칙금을 직접 징수하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범칙금은 반드시 은행이나 우체국을 통해 납부해야 하며, 현금 요구는 사기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제도 시행 초기 정보 부족과 규정의 ‘회색지대’가 범죄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이어폰 착용이나 스마트폰 거치대 사용 등은 상황에 따라 위반 여부 판단이 엇갈린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도 예외 없이 단속 대상이 되는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 일본 내에서는 규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외국인을 노린 범죄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찰은 “제복 미착용 상태에서 범칙금을 요구하거나 신분 확인을 회피할 경우 즉시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