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일 북한 측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 개최 의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반응이나 구체적 일정은 아직 언급되지 않았다.
이날 도쿄에서 열린 ‘전납치피해자 즉시 일괄귀국을 요구하는 국민대집회’에 참석한 다카이치 총리는 “이미 북한에 정상회담 의사를 전달했다”며 “내 임기 중 반드시 납치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열겠다”고 말했다. 그는 “납치 피해자의 생명과 국가 주권이 걸린 사안에 수단을 가리지 않겠다”며 주체적 행동을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과 북한이 함께 평화와 번영을 누리기 위해서도 납치 문제 해결은 불가결하다”며 “이 문제가 해결되면 북한 역시 국제사회에서 큰 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만나 구체적인 성과를 이끌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달 28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일본 아카사카 영빈관에서 납북 피해자 가족들과 면담한 사실을 언급하며 “가족들의 비통한 마음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이 자리 역시 다카이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요청해 성사된 것으로 요미우리신문은 보도했다.
집회에 참석한 납북 피해자 요코타 메구미의 어머니 요코타 사키에는 “부디 북한과 교섭해달라”고 요청했으며, 동생 요코타 다쿠야는 “이 싸움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앞서 지난달 23일에도 “김정은과 직접 만날 각오가 돼 있다”고 밝혀 북일 정상회담 추진 의지를 내비쳤다.
북한은 납치 문제가 이미 해결됐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나, 일본은 피해자 가족의 고령화로 인한 ‘시간과의 싸움’ 속에 조건 없는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북한은 일본의 국내 정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으며,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북한이 대화 조건으로 핵보유국 인정과 납치 문제 종결을 요구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번 발언은 다카이치 내각이 출범 후 처음으로 북한과의 외교적 접촉 의사를 공식화한 사례로, 향후 북일 관계의 새로운 변곡점이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