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아메리카당(America Party)’이라는 이름의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하면서 미국 정치권에 충격을 던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두고 “열차 탈선과 같은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양측은 이제 완전한 정치적 적대관계로 돌아섰다.
이번 선언은 머스크가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우주개발을 넘어 정치라는 새로운 전장에 뛰어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는 양당 체제에 대한 불신과 자유시장경제의 회복을 주요 기치로 내걸고 있다. 특히 최근 미 의회에서 진행된 대형 기업 규제 및 증세 움직임에 대해 정면 반발하며 “기득권 정치로는 더 이상 미국을 이끌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치사에서 억만장자의 독자 세력화 시도는 낯선 일이 아니다. 자수성가형 기업인 로스 페로는 1992년 대선에서 18.9%라는 기록적인 득표율을 얻었지만, 선거인단은 한 명도 확보하지 못했다. 이어 창당한 개혁당으로 1996년 재도전에 나섰지만 8.4% 득표에 그쳤다. 스타벅스 창업자 하워드 슐츠, 언론 재벌 마이클 블룸버그 등도 비슷한 시도를 했으나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그럼에도 머스크의 등장은 또 다른 파장을 예고한다. 슈퍼 앱 ‘X’와 대중적 지명도, 그리고 수천만에 이르는 열성 팔로워 기반은 과거 신당 시도자들과 다른 지점이다. “역시 천재들은 엉뚱한 생각을 한다”는 평가처럼, 머스크의 이번 정치 실험이 미국의 170년 양당 구조를 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한국 정치권에서도 유사한 기류가 감지된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에 대해 재계의 반발이 확산되면서, 일부에서는 “우리나라에서도 자유시장경제를 지키기 위한 독자 정치 세력화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는 결국 가까운 자의 반격이 가장 치명적이다. 머스크의 도전이 미국 대선 판도에 어떤 충격파를 안길지, 관전 포인트가 추가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