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혁당 사건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제가 9일 오전 경북 칠곡군 지천면 현대공원 열사묘역에서 열렸다. 사건 발생 50주기를 맞은 이날 추모제에는 유족과 시민사회단체, 노동조합 등 약 80여 명이 참석해 고인들의 희생을 기리고 정신 계승을 다짐했다.
추모제는 가수의 공연을 시작으로 민중의례, 분향 및 묵념, 추모사,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 관계자들은 1975년 4월 9일 박정희 정권 하에서 고문과 조작으로 사형된 인혁당 사건 희생자들을 기리며, 사건의 진상 규명과 피해자 명예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당시 인혁당 사건은 박정희 정권이 유신체제에 반대하는 이들을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 소속으로 몰아 고문과 조작을 거쳐 재판에 회부한 사례로, 국제사회의 강한 비판을 불러온 바 있다. 사형 선고를 받은 8인은 선고 18시간 만에 형이 집행됐고, 국제앰네스티와 국제법학자회는 이를 규탄하며 4월 9일을 ‘사법 암흑의 날’로 지정했다.
대구 현대공원에는 당시 사형된 8인 중 도예종, 여정남, 송상진, 하재완 열사가 안장돼 있으며, 대구지역 진보단체들은 매년 이들을 기리는 추모행사를 진행해오고 있다.
진보당과 정의당 대구시당 등 지역 정당들은 성명을 통해 “열사들의 정신을 기억하겠다”고 밝히고, “명예회복과 민주사회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일부 단체는 여전히 잔존하는 국가보안법 및 독재 잔재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기하며, 사회 전반의 개혁과 과거사 청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