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표 관리 하나 비판여론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은 경제, 외교, 안보 등 다방면에서의 발언으로 사실상 대선 출사표와도 같은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한 달 만에 열린 이번 회견은 현 정부의 실정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새로운 성장 비전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지난 2년간 윤석열 정권의 실정과 시대착오적 행태로 인해 많은 것을 잃었다”며 “이제는 회복과 성장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역설했다. 특히 “기업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이라며 “정부 주도의 시대를 넘어 민간 주도의 시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전통적인 좌파의 경제 관점에서 벗어나 보다 실용주의적인 접근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K-디스카운트 해소 원년’ 강조, 시장 혁신 언급
이 대표는 한국 주식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며 “2025년을 자본시장 선진화의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주식시장 시스템을 구축하고 비효율적인 지배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경제 비전을 제시했다.
이러한 발언은 기업 친화적인 경제 정책을 내세우며 기존의 민주당 경제 기조와는 다소 결을 달리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특히 ‘K-디스카운트’를 해결하겠다는 언급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 2기와 한미 경제 협력 강조
또한, 그는 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2기 출범 가능성과 관련해 “한미 동맹의 강화와 전략적 경제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반도체, 배터리, 에너지 등 주요 산업 분야에서 한미 협력을 강화해 국제적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언급한 데 대해서는 “대한민국이 북미 대화에서 소외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북한과의 설득과 대화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한반도 외교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민주당 지지율 하락에 “겸허히 국민 뜻 수용”
최근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세에 대해 이 대표는 “국민의 뜻으로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더 낮은 자세로 책임감 있게 당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이는 민주당 내부의 혼란과 당 지지층의 불만을 의식한 발언으로, 향후 당내 개혁과 외연 확장을 염두에 둔 행보로 해석된다.
이날 기자회견은 이재명 대표가 대선을 염두에 두고 정책적 비전을 선명히 드러낸 자리였다. 그러나 ‘성장’과 ‘개혁’을 동시에 외친 그의 메시지가 대중의 공감을 얻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