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선 기자 | 2024년 12월 23일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출생시민권(Birthright Citizenship) 폐지를 위한 구체적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이는 트럼프가 1기 행정부 때부터 주장해온 공약으로, 헌법적 논란이 예상된다.
출생시민권은 미국 헌법 수정 제14조에 근거한 제도로,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은 부모의 국적이나 이민 신분과 관계없이 자동으로 미국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다. 이 제도는 원래 노예제 폐지 이후 전 노예와 그 자녀들에게 시민권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현재는 모든 미국 내 출생자에게 적용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전부터 불법 체류자 자녀들에게 시민권이 부여되는 것을 강하게 비판하며, 이를 제도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 내 불법 체류자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18세 이하 아동은 약 440만 명에 달한다. 트럼프는 출생시민권이 불법 체류 부모 아래 태어난 자녀에게 적용되지 않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행정명령 발동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헌법에 기반한 제도를 대통령 권한으로 변경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현실적 장애물이 존재했다.
이번에는 트럼프 측이 본격적인 법적 준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CNN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정권 인수팀은 출생시민권 폐지를 목표로 법적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련 행정명령을 시행하면 각종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아, 대법원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이미 소송 준비를 마쳤으며, 다른 단체들도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인수팀이 출생시민권 축소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행정명령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불법 체류자 자녀에 대한 여권 발급 금지, 관광 비자 요건 강화 등으로 구체화될 전망이다. 특히, ‘원정 출산’을 단속하기 위해 임산부의 비자 발급 조건을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트럼프의 계획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 UCLA 로스쿨 히로시 모토무라 교수는 “대법원이 1898년 출생시민권 판결을 뒤집는 것은 법적, 정치적으로 급진적인 선택이 될 것”이라며 현실적인 장벽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최근 NBC 인터뷰에서 “출생시민권을 반드시 바꿔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출생시민권 폐지 문제가 대법원까지 갈 경우, 미국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 이민정책과 헌법 해석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