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의 피해자 권인숙은 국가폭력과 성폭력 은폐 구조를 법정에서 드러냈다. 40년 가까이 지난 2026년, 그룹 AOA 출신 권민아도 18년 전 성폭력 피해에 대한 재판 결과를 공개하며 “강간죄는 인정됐지만 처벌은 어렵다”고 밝혔다.
권민아는 지난 19일 SNS를 통해 “4년이 넘는 긴 여정을 끝마치는 날”이라며 항소심 결과를 전했다. 그는 강간 혐의는 인정됐지만 상해 혐의가 인정되지 않아 공소시효 문제로 가해자에게 별도 처벌을 내리기 어려운 현실이 됐다고 설명했다.
권민아는 “한 가지 죄라도 인정된 것에 의미를 둔다”며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이라는 사실을 밝히게 됐으니 결과에 만족한다”고 했다. 또 다른 피해자들에게 “자책하지 말고 숨지 말고 용기를 내 목소리를 내길 바란다”고 전했다.
권인숙의 증언이 군사정권 시절 성폭력 은폐와 공권력 남용을 드러낸 사건이었다면, 권민아의 고백은 시간이 지난 성폭력 사건에서 법적 인정과 형사처벌 사이에 여전히 큰 간극이 있음을 보여준다. 피해 사실이 인정돼도 공소시효와 입증 한계 앞에서 처벌이 막히는 현실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