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예민한 국면으로 치닫는 가운데 일본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이 23일 대만에 가장 가까운 요나구니섬 자위대 기지를 방문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최근 대만 유사시 집단 자위권 행사 가능성을 언급한 뒤 중일 관계가 급격히 냉각된 상황에서 나온 행보다.
요나구니섬은 대만과 약 110㎞ 떨어져 있으며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와도 가까운 최전방 지역이다. 일본 정부는 이 지역을 대만 유사시 초기 대응의 핵심 거점으로 보고 방위력 강화를 추진해 왔다. 내년에는 적 항공기 레이더를 무력화하는 대공전자전부대가 새로 배치될 예정이며,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배치 계획도 진행 중이다. 일본 정부는 장기적으로 미사일 기지 확장을 통해 중국의 항공·해양 전력을 견제하겠다는 방침을 세워왔다.
요나구니섬에는 대만 유사 사태에 대비해 약 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장기 체류형 피난시설 건설도 진행되고 있다. 완공 목표는 2028년 3월이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현장에서 “난세이제도 방위체제 강화는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자위대의 부대 배치, 시설 정비, 미일 공동훈련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국은 일본의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푸충 유엔 주재 중국대표부 대사는 최근 유엔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통해 일본의 대만 개입을 “침략 행위”로 규정하며 “중국은 자위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 외무성은 중국의 주장을 반박하며 일본 내 치안 악화를 이유로 한 중국의 여행경보 역시 사실과 다르다고 대응했다.
한편 중일 갈등은 한·중·일 3국 협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달 예정됐던 한·중·일 문화장관회의가 전격 취소된 데 이어 내년 1월로 논의되던 한·중·일 정상회의도 개최가 어려운 분위기다. 교도통신은 중국이 “다카이치 총리가 적절히 대응하지 않는다”며 일본 측에 불참 의사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내년 2월 이후라도 정상회의를 성사시키겠다는 입장이지만, 중일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동북아 협력 틀 전반이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