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오는 8월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의 조정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관련 부처와의 협의를 우선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정 장관은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 김여정 부부장의 최근 담화에서도 언급됐듯, 8월 군사훈련이 남북관계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며 “조정 건의를 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조정 범위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훈련의 축소나 연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통일부는 29일 김남중 차관 주재로 한미연합훈련 조정을 포함한 실무 조정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며, 정 장관은 이 자리가 주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재명 정부는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계승하지 않으며, 훈련 조정은 정부의 의지에 따라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여정 부부장은 6월 출범한 이재명 정부를 겨냥해 “남조선과 마주 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고 공식 담화를 통해 밝혔다. 또한 “한미의 군사연습은 조선반도 정세 악화의 책임을 북한에 전가하려는 수법”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특히 UFS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번 담화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북한이 낸 첫 공식 입장이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정 장관의 발언에 대해 “통일부 입장을 존중하되, 국방부 등 관계 부처의 의견을 듣고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며 신중한 선을 그었다.
한편 정 장관은 이날 통일부에 ‘적대적 대결 노선 폐기’와 ‘평화 공존 방안 마련’을 지시하고, 민간 차원의 대북 접촉을 전면 허용할 방침을 밝혔다. 기존 허가제를 신고제로 전환해 신고만으로 접촉을 가능케 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또한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국민주권대북정책추진단’ 신설과 함께, 윤석열 정부에서 축소된 통일부 조직의 복원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