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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더라도 ‘납치문제 해결 여부’를 최우선 조건으로 내세운 단계적 접근 방식을 유지하며 북일 수교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경제협력과 안보보장을 주요 전략적 도구로 삼는 일본 정부의 기존 기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정권 이래 일본 정부는 2002년 평양선언에서 명시된 ‘납치·핵·미사일 문제의 포괄적 해결’ 원칙을 일관되게 유지해왔다. 따라서 북핵 문제가 해결된 이후에도 납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 한 북일 수교 협상의 진전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2014년 북한과의 스톡홀름 합의에서 일본은 북한의 납치 문제 재조사 약속을 받아들여 일부 제재를 해제했지만, 북한의 약속 불이행으로 신속히 제재를 복원한 사례가 있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일본은 향후에도 ‘행동 대 행동’ 원칙을 엄격히 적용해 수교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적 협력은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있어 일본의 중요한 전략적 도구로 평가된다. 과거 평양선언에서 제시된 100억 달러 규모의 경제협력안을 현대화해, 북한의 납치 문제 해결과 비핵화 진전에 맞추어 단계적으로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식량과 의료품 등 인도적 지원 역시 북한과의 신뢰 구축 방안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안보적 차원에서도 일본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제도적 보장 강화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핵무기 폐기 이후에도 일본 영토를 위협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기지의 철수를 요구하며 이를 수교 협상에서 중요한 카드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미일동맹 및 한미일 삼각협력의 정합성을 유지하며, 미국과 긴밀한 공조 속에서 대북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일본 국내의 정치적 변수 역시 수교 협상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자민당 내 보수 우익 세력인 일본회의는 납치 문제의 완전 해결 없이는 어떠한 형태의 수교 협상도 불가능하다는 강경한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일본 정부의 운신 폭을 좁힐 수 있다.
더불어 역사 문제 역시 북일 수교 협상 과정에서 잠재적 갈등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식민지 지배 시기 피해에 대한 배상 문제는 1965년 한일기본조약에서 채택한 ‘청구권 완전 해결’ 원칙을 북한에 적용하려 할 경우 갈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 지도자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재개 여부 역시 북한과의 외교적 갈등을 재점화할 위험이 있다.
결국 일본의 북일 수교 정책은 ‘납치 문제 해결 → 제한적 경제협력 → 포괄적 관계 정상화’로 이어지는 단계적 실용주의 모델을 따를 가능성이 크지만, 일본 국내의 보수적 정치 환경과 북한의 개방 속도 문제로 인해 장기적인 과정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여전히 지속되는 상황에서 일본이 요구하는 ‘완전한 비핵화’의 정의를 둘러싼 갈등은 수교 협상의 장기화를 불가피하게 만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