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가 성능보다 ‘신뢰’를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하며 중국산 AI 기술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브래드 스미스 MS 부회장 겸 사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챗봇 앱을 사내에서 전면 차단했다”고 밝혔다. MS는 딥시크 앱을 앱스토어에서도 제거했으며, 자사 직원들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고 전했다.
MS가 문제 삼은 것은 기술력이나 성능이 아닌 데이터의 흐름과 정보 관리 방식이다. 딥시크는 사용자 데이터를 중국 내 서버에 저장하며, 중국 정부 기준에 따라 민감한 주제를 필터링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MS는 이를 자사 보안 및 신뢰 기준에 위배되는 요소로 판단했다.
딥시크는 오픈소스 AI 모델 ‘R1’을 비롯해 수학 특화 모델 ‘딥시크 프로버’를 공개하며 개방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MS는 오픈소스 여부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입장이다. 과거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에 R1을 한시적으로 탑재할 때도 “엄격한 보안 점검을 거쳤다”는 단서를 달았다.
한국에서도 딥시크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4월 실태점검을 통해, 딥시크가 이용자 기기 및 입력 프롬프트 정보를 중국 및 미국 업체에 무단 이전하고 AI 학습에 활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개인정보위는 국외 데이터 이전 차단, 이전 데이터 파기, 한국어 처리방침 공개, 아동 보호 강화 등 시정 조치를 권고했다.
딥시크는 이후 한국어 처리방침을 마련하고, 개인정보 이전 거부(옵트아웃) 기능을 도입해 AI 학습에서 특정 입력을 제외·삭제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또한 아동 대상 정보 수집을 하지 않는다고 공지했으며,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의 신규 다운로드도 재개됐다.
그러나 여전히 딥시크의 신뢰성에 대한 우려는 남아 있다. 특히 데이터 저장 위치가 여전히 중국 서버임에도 옵트아웃 기능의 실효성 검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에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를 중심으로 조치가 이뤄진 반면, MS는 데이터 저장 위치, 콘텐츠 필터링 체계, 운영 투명성 등 포괄적 기준을 적용해 차단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대조적이다.
업계에선 “기술의 신뢰성 여부가 법적 절차 준수 여부보다 더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에서도 형식적 준수에 그치지 않고, 서비스 구조와 운영 투명성 등 근본적인 신뢰 기반의 기술 평가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