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유망주였던 선수가 일본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등장했다. 주인공은 일본 17세 이하(U-17) 축구대표팀 공격수 다니 다이치(한국명 김도윤)다. 일본은 4월 8일 사우디아라비아 타이프 오카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AFC U17 아시안컵 B조 2차전’에서 베트남과 1-1로 비겼다. 1승 1무로 조 선두를 지켰지만, 8강 조기 진출에는 실패했다.
이 경기에서 다니 다이치는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한국 축구 팬들에겐 경기 결과보다 더 충격적인 장면이 펼쳐졌다. 과거 FC서울 유소년팀에서 김도윤이라는 이름으로 뛰던 선수가 일본 대표팀에 합류한 것이다.
다니 다이치는 중학교 시절까지 FC서울 유스팀 소속으로 활동하며 연령별 한국 대표팀까지 경험한 정통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하지만 이후 돌연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면서 국적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그 배경엔 다소 특별한 가족사가 있다. 다니 다이치는 가수 김정민의 아들이다. 김정민은 2006년 일본인 가수 다니 루미코와 결혼했으며, 자녀들이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다. 아들 다이치는 어머니의 성을 따라 일본식 이름으로 활동 중이다. 김정민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아들의 꿈을 응원한다”고 밝혔으며, 현재는 한국에 머물며 ‘기러기 아빠’로 지내고 있다.
다니는 일본 유학 후 사간 도스 아카데미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중학교 3학년 무렵부터 사간 도스 유소년 팀에서 뛰며 작년 사가현 대표로 전국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일본 내에서도 주목받는 유망주로 급부상했다.
2024년 ‘사커 다이제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다니는 “더 강한 팀에서 뛰고 싶어 일본행을 택했다. 보다 높은 레벨을 원했다”고 설명했다. 사간 도스는 일본 내에서 최강의 유스 시스템을 갖춘 팀으로 평가받는다.
다이치를 지도한 히로야마 감독은 “전국대회에서도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였고, 일본 대표팀에도 없는 스타일의 선수”라며 극찬했다. 184cm의 체격 조건과 유연한 움직임은 일본 내에서도 보기 드문 자원이다.
현재 다니는 한국과 일본의 이중국적자로 두 나라 대표팀에서 모두 뛸 수 있다. 다만 성인이 되는 시점에는 한쪽을 선택해야 한다. 지금 흐름상 그는 한국 대표 김도윤보다 일본 대표 다이치로의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축구계에서는 그의 선택에 대해 존중하면서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손흥민도 거친 FC서울 유스 시스템보다 일본을 선택한 점, 그리고 그가 성장해 일본 성인대표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향후 한국과 일본이 국제대회에서 맞붙을 경우, 다니는 일본 대표로 한국을 상대하게 될 수도 있다. 한국이 길러낸 피지컬과 기량이 일본 유니폼을 입고 한국과 마주하는 장면은 씁쓸함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