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여야 잠룡들의 행보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여부가 3월을 전후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여야 정치권은 대선 경선을 대비한 지지층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여권, 오세훈·홍준표·한동훈 본격 몸풀기
국민의힘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한동훈 전 대표가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며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오 시장은 오는 12일 국회에서 지방분권을 주제로 개헌 토론회를 열 계획으로, 당내 의원들에게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이를 두고 오 시장이 대선 경선을 염두에 두고 세력화를 시도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 시장은 이미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히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헌법재판소의 편향성 논란 등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며 보수 지지층 결집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언론 인터뷰와 SNS를 통해 강경 발언을 이어가며 여권 내 이재명 대표의 유일한 대항마임을 강조하고 있다.
당대표 사퇴 이후 조용한 행보를 이어온 한 전 대표는 설 연휴를 전후로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과 여야 정치 원로들을 잇따라 만나며, 이달 중 정치 활동을 본격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지지자들은 최근 ‘언더73′(1973년생 이하 정치인) 모임을 결성하고 활동을 시작하며 세력화에 나서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지난달 22일 “나는 늘 대선에 도전할 꿈을 갖고 있었고, 그 꿈을 버리지 않았다”며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민의힘 잠룡들은 당분간 정책 아젠다를 제시하며 지지층을 공략할 전망이다.
민주당, 비명계 잠룡들 이재명 견제 본격화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유력 대선주자로 자리 잡았지만, 비명계의 견제도 점점 거세지고 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지난 7일 부산을 찾아 “정권 교체를 위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통합 정신이 필요하다”며 “이 상태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라고 이 대표를 견제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같은 날 광주에서 “민주당의 전통적인 힘은 다양성과 포용성”이라며 당의 핵심 지지층인 호남을 찾아 청년 및 지역 경제인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이 대표의 중도층 공략을 위한 ‘우클릭’ 행보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민주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은 분명히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명계 잠룡들이 이재명 대표의 독주 체제를 견제하면서 세력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총선에서 낙선·낙천한 비명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모임 ‘초일회’는 김경수 전 지사와 김동연 경기지사를 초청해 강연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비명계 주자들 간 연대 강화를 위해 오는 18일 ‘희망과 대안 포럼’을 출범할 예정이다.
비명계의 견제가 거세지자 이 대표는 ‘통합과 포용’을 강조하며 비명계를 포섭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 “통합 행보를 하겠다”고 언급한 데 이어, 문재인 정부 시절 인사들을 적극 기용하고 있다. 그는 당 대표 특보단 외교안보보좌관으로 김현종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을 임명하고, 문재인 정부 초대 주미대사를 지낸 조윤제 전 금융통화위원과 오찬을 가지는 등 통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여야 잠룡들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향후 대선 정국이 급속히 달아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