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부부동성(夫婦同姓) 제도가 자민당 총재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부부동성 제도는 결혼한 부부가 동일한 성을 사용하도록 규정한 일본 민법 750조에 근거하며, 1898년부터 이어져 온 전통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개혁파와 극보수파 간의 대립이 심화되면서 부부별성(夫婦別姓) 도입 여부가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극보수 성향의 자민당 총재 후보들은 부부별성 도입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전보장담당상은 출마 선언에서 “부동산 등기는 결혼 전 성으로도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부부동성 제도의 유지를 강조했다. 이는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이 부부동성 제도의 불합리성을 지적하며 선택적 별성 도입을 주장한 것에 대한 반박으로 나왔다.
그러나 도쿄신문은 법무성 민사국 확인 결과 “결혼 전 성으로는 부동산 등기가 불가능하다”며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보도했다.
개혁 성향의 후보들은 선택적 부부별성제 도입을 지지하고 있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뿐만 아니라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 고노 다로 디지털담당상 등도 선택적 부부별성제를 찬성하고 있으며,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게이단렌 역시 여성의 경제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선택적 별성 도입을 촉구했다.
하지만 자민당 내 극보수파가 강력히 반대하면서 법 개정은 답보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또 다른 총재 후보인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상도 선택적 부부별성제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자민당 내 ‘보수 단결의 모임’도 최근 선택적 부부별성제를 거부하는 정책 제언을 발표하며 반대 입장을 확고히 했다.
일각에서는 부부별성 논의가 자민당 내부의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가족관 등 이슈로 당내 갈등이 심화되면 새 총재의 구심력이 약화되고 당 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부부동성 제도 유지와 개혁을 둘러싼 대립이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