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주택 가격 상승이 소비 증가로 이어진다는 이른바 자산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40세 미만 청년층에서 집값 상승이 오히려 소비 위축으로 연결되는 경향이 확인됐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주택가격 상승이 연령별 소비 및 후생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금융복지조사 미시 데이터를 활용한 분석 결과 국내 주택 가격은 장기간 상당 폭 상승했지만 가처분소득 대비 소비 비중을 의미하는 평균소비성향은 전 연령대에서 하락했다.
이는 집값이 오를수록 평균소비성향이 높아진 미국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일반적으로 자산 가격이 상승하면 소득 증가가 없더라도 부가 늘었다는 인식이 형성되며 소비가 확대되는 현상을 자산 효과로 본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이러한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았다.
연령대별 패널 회귀분석 결과 40세 미만은 주택 가격이 1% 상승할 때 소비가 0.3% 감소했다. 40~49세 역시 0.2% 줄었다. 반면 50세 이상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
특히 무주택 청년층의 소비 위축이 두드러졌다. 보고서는 집값 상승에 따른 주거비 부담 확대와 향후 주택 구입을 위한 저축 증가가 소비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이미 주택을 보유한 50세 미만 가계 역시 대출 확대에 따른 원리금 상환 부담 등으로 소비를 줄였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구조모형을 활용한 후생 분석에서도 세대 간 격차가 확인됐다. 주택 가격이 5% 급등하는 상황을 가정할 경우 50세 미만 가계의 경제적 후생은 0.23% 감소한 반면, 50세 이상은 0.2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후생은 비주거 소비에서 얻는 만족감과 주거 서비스 편익, 상속에 따른 심리적 만족 등을 종합한 개념이다.
보고서는 집값 상승이 청년층 소비를 제약해 내수 기반을 약화시키고, 높은 주거비 부담이 만혼·저출산 등 구조적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지적했다. 기대 심리에 기반한 주택시장 과열을 억제하고, 청년층을 포함한 취약계층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