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자국민 대피와 미군 지원 가능성을 언급한 기존 발언을 철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중일 관계의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27일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전날 TV아사히 프로그램에 출연해 각 당 대표들과의 토론에서 대만 유사시 대응과 관련해 “큰 사태가 발생하면 대만에 있는 일본인이나 미국인을 구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대만과 일본의 최단 거리가 약 110㎞로 도쿄와 아타미 사이와 비슷하다는 점을 들며 상황에 따라 자위대와 미군의 공동 행동 가능성도 거론했다.
다만 전면적 군사 개입으로 해석되는 데에는 선을 그었다. 다카이치 총리는 “법률의 범위 내에서 현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대응하겠다”고 밝히며, 어디까지나 자국민 보호와 관련한 원칙적 언급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국회에서도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고 미군에 무력을 행사할 경우 일본의 ‘존립위기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발언한 바 있으며, 이 경우 자위대가 집단적 자위권을 한정적으로 행사해 미군을 지원할 수 있다는 취지의 설명을 내놓은 바 있다.
해당 발언을 두고 중국이 대만 유사시 일본의 무력 개입을 시사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자, 다카이치 총리는 “정부의 기존 견해에 따른 것”이라며 발언 철회 요구를 거부했다. 다만 이후 국회에서는 “앞으로 특정 사례를 상정해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삼가겠다”고 말해 표현 수위를 조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은 발언 철회를 요구하는 동시에 자국민의 일본 방문 자제 권고와 이중용도 품목의 대일 수출 제한 등으로 대응에 나서면서 중일 관계는 급속히 냉각된 상태다.
한편 다카이치 총리는 같은 날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언급해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주변 안보 환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해명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