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비리 사건에 대한 검찰의 항소 포기 결정이 내부 반발로 확산되고 있다.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는 수사와 공판을 맡았던 검사들이 “천문학적 범죄수익 환수 기회를 잃었다”며 항소 포기 결정의 경위를 공개 질타하는 글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이른바 ‘대장동 일당’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았다. 피고인 5명만 항소하면서 형사소송법상 ‘불이익변경 금지’ 원칙이 적용돼 상급심에서 형량이 더 무거워질 가능성은 사라졌다. 검찰이 요구한 7886억원의 범죄수익 추징 중 법원이 인정한 473억원만 확정돼, 나머지 수천억 원 환수는 불가능해졌다.
김영석 대검 감찰1과 검사는 “검찰 역사상 일부 무죄와 미추징이 나온 사건에서 항소를 포기한 전례가 없다”며 “항소 포기로 상급심 판단 기회 자체를 버렸다”고 비판했다.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 역시 “남욱·정영학에게선 한 푼도 환수할 수 없게 됐고, 김만배는 당초 금액의 10분의 1만 추징됐다”고 지적했다.
일선 검사들은 법무부와 대검이 수사팀 만장일치 항소 의견을 뒤집은 경위에 의문을 제기하며 수뇌부 사퇴까지 요구했다. 천영환 울산지검 검사는 “법무부와 대검이 특정인을 보호하기 위해 적법 절차를 외면했다면 이는 국민에 대한 배임”이라고 주장했다.
1심에서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의 뇌물 혐의가 무죄로 판단된 부분 역시 상급심에서 다퉈볼 수 없게 돼, 향후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실장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은 항소 포기 논란이 확산된 다음 날 사의를 밝혔다. 내부에서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 무너졌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대장동 사건은 실체적 진실 규명보다 정치적 파장으로 번지며, 검찰 내부의 신뢰와 조직 기강에도 적잖은 상처를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