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신오쿠보와 오사카 쓰루하시 등 일본 내 주요 코리아타운의 한인 상권이 일본 정부의 경영·관리 비자 요건 강화 방침으로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일본 법무성은 2025년 10월부터 외국인 경영자 비자 발급 기준을 현행 자본금 500만 엔에서 3천만 엔 이상으로 대폭 상향하고, 상근 직원 1명 이상 고용을 의무화하는 개정안을 시행할 계획이다.
현재 외국인이 일본에서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경영·관리 비자’는 자본금 500만 엔 이상 또는 상근 직원 2명 고용 중 한 가지를 충족하면 발급이 가능했다. 그러나 새 제도에서는 자본금 요건이 6배 이상 높아지고, 직원 고용 요건이 동시에 적용된다. 이로 인해 기존의 소자본 창업 구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진다.
일본 출입국재류관리청은 제도 개정의 이유로 “형식적인 회사 설립을 통한 비자 남용 방지”를 들었지만, 현지 한인 창업자들은 “정부가 실질적 창업자보다 자본력 중심으로 문턱을 높이고 있다”고 비판한다.
도쿄 신오쿠보 한인상점연합회 관계자는 “식당이나 카페, 미용실 대부분은 초기 투자금이 500만~800만 엔 수준으로, 3천만 엔은 대기업 규모”라며 “이 기준이 현실화되면 신규 창업은 물론 기존 업소의 비자 갱신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일본 체류 비자를 ‘경영·관리’로 유지해온 1인 자영업자들은 갱신 심사 시 자본금 유지와 고용 증빙을 동시에 충족해야 해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는 “비자 전환이나 폐업을 고민 중”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신오쿠보 일대는 2000년대 이후 한류 붐과 함께 형성된 대표적 한인 상권이다. 그러나 경기 침체와 인건비 상승에 이어 이번 자본금 요건 강화까지 겹치면서, 자금력이 약한 소상공인들은 삼중고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경제전문가들은 “3천만 엔 기준은 외국인 창업의 진입 장벽을 크게 높여 일본 내 다문화 상권의 다양성을 저해할 수 있다”며 “비자 요건 강화가 한류 비즈니스의 기반 약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한인 단체와 상공회의소 등은 공동출자 방식의 ‘비자 대응 펀드’ 설립이나 고용 협동조합 형태의 대안을 검토 중이다.
일본 법무성은 기존 비자 보유자에 한해 3년간의 유예기간을 둘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2028년까지는 기존 비자 갱신이 가능하지만, 이후에는 자본금 증액과 고용요건 충족이 불가피하다”며 “지금부터 재무구조를 강화하고 전문가 검증을 받는 등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코리아타운의 한 자영업자는 “정부가 외국인 창업 생태계를 관리하겠다는 명분은 이해하지만, 현장에서 살아가는 소상공인에게는 생존이 걸린 문제”라며 “3천만 엔의 벽은 일본 사회 속 한인 창업자들에게 또 하나의 장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