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적인 대출 규제 속에서도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고가 아파트 실거래가가 잇따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대출이 막힌 실수요자들은 관망세에 들어간 반면, 규제의 영향을 받지 않는 현금 부유층들이 주요 단지의 매수에 나서며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센트럴자이 전용 84㎡는 정부의 6·27 대출 규제가 시행된 당일인 6월 27일 50억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는 3.3㎡당 6,000만원을 넘기며 서초구에서도 최고 수준의 시세를 기록했다.
강남구에서도 고가 거래가 이어졌다. 개포주공7단지 73㎡는 36억5000만원, 디에이치자이개포 84㎡는 38억원, 대치아이파크 149㎡는 55억원에 거래되며 고공 행진 중이다. 방배동 그랑자이 84㎡는 33억원, 반포리체 84㎡는 43억원에 거래되며 기존 시세를 뛰어넘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76㎡는 지난 11일 41억7700만원에 팔려 신고가를 기록했다. 인근 장미2단지 84㎡도 30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이 지역에서는 현금 매수세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정비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는 양천구 목동도 예외가 아니다. 목동신시가지1단지 65㎡는 지난 14일 24억5000만원에 거래돼 한 달도 안 돼 2억5000만원 상승했다. 같은 단지 내 54㎡ 소형 평형도 19억1500만원에 실거래됐다. 목동신시가지7단지와 11단지 등에서도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용산구도 강세다. 이촌동 반도아파트 136㎡는 34억9000만원, 도원동 삼성래미안 84㎡는 16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GTX 개발, 국제업무지구 조성 등 중장기 호재가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은 정체된 분위기다. 대출 여력 부족과 금리 부담으로 매수자들이 관망에 들어가면서 거래가 급감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 상승률은 0.11%로 직전보다 둔화됐다.
전문가들은 일부 단지에서의 고가 거래가 전체 시장에 왜곡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실거래가 소수여도 주변 단지의 호가를 끌어올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실수요자들은 더 큰 부담을 느끼게 되고,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