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에 조성된 홍범도 장군 전시관이 준공 2년이 다 되어가도록 현지 당국의 정식 승인을 받지 못한 채 ‘무허가’ 상태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의 전시관은 2021년 우리 정부가 카자흐스탄에 안장돼 있던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하면서 약속한 시설이다. 당시 정부는 현지 추모공원 정비와 함께 전시관 신축을 약속했으며, 공사는 윤석열 정부 들어 본격화됐다. 보훈부는 2023년 말 전시관 준공식을 열며 “독립전쟁 영웅에 대한 국가적 예우”를 강조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현지 카자흐 당국의 정식 준공 승인을 받지 않은 채 무허가 상태로 운영 중이며, 현재까지 관람객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전시관은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가 아닌 현지 고려인협회에 관리가 일임돼 있었고, 이로 인해 시설 유지 관리에도 허점이 드러났다.
전시관 내부는 누수와 곰팡이, 말라죽은 조경 식물, 탈락된 전시 패널 등 부실한 관리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기념사업회 측은 “이 지역은 향후 도시 개발 계획에 따라 택지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아, 무허가 상태가 지속될 경우 철거 위기에 놓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보훈부는 뒤늦게 무허가 사실을 인지하고 “현재 시 당국과 고려인협회 측과 협의 중이며, 준공 승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국회 보훈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은 “정부가 국가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며 “신속히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독립운동가의 명예를 제대로 기리는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안일한 태도와 관리 부실이 독립운동가에 대한 예우를 퇴색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