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건강보험료를 포함한 사회보험료와 의료비를 내지 않은 외국인의 체류 자격 연장을 엄격히 제한하는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 같은 방침은 다음 달 예정된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보수 유권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사히신문은 10일 일본 정부가 사회보험료와 의료비 미납 이력이 있는 외국인에게 체류 자격 연장을 허용하지 않는 ‘엄격 심사’ 제도를 오는 2027년 6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출입국재류관리청과 후생노동성이 세부적인 시스템 구축에 들어갔다.
일본에서는 체류 기간이 3개월 이상인 외국인 중 직장 건강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이들에게 국민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있다. 현재 일본 국민건강보험 가입 외국인은 약 97만 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4% 수준이며, 특히 20~39세 젊은 층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그러나 후생노동성 조사에 따르면, 일본인의 건강보험료 납부율이 93%인 반면 외국인은 63%에 그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미 2020년부터 일부 지자체와 협력해 건강보험료 미납 외국인의 정보를 수집하고 납부를 강제하는 시범 사업을 운영했다. 이를 통해 실제 체류 자격 연장을 불허한 사례는 현재까지 27건으로 나타났다.
일본 언론들은 정부가 이번 조치를 통해 국민건강보험 납부율을 높이고 보험 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조치가 자칫 외국인에 대한 사회적 불안과 혐오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일본 정부는 최근 들어 외국인 관리 강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지난 6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외국인의 규칙 위반 행위가 증가해 국민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규칙을 지키지 않는 외국인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스즈키 게이스케 법무상 역시 지난달 “불법 체류자 제로를 목표로 한다”고 발표하며 외국인 관리 강화 방침을 천명한 바 있다.
이번 제도가 보수층을 중심으로 한 여론에 호소하는 전략적 차원에서 추진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