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의 살아있는 전설’ 워런 버핏(95)이 지난 3일(현지시간)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깜짝 은퇴를 선언했다. 버핏은 이날 약 4만 명의 주주와 팬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제는 물러날 때”라고 밝히며 60년에 걸친 투자 경력에 마침표를 찍었다.
버핏은 이날 은퇴 발표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에 대한 비판도 가감 없이 쏟아냈다. 그는 “무역을 무기화해서는 안 된다”며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와 관세 정책이 전 세계에서 미국을 고립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버핏은 “지구상의 나머지 75억 명이 미국을 싫어하는 상황에서 미국 3억 명만 자화자찬하는 모습은 현명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최근 미국 경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증폭됐다. 올해 1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3%를 기록하며 3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달러 가치와 증시 역시 큰 변동성을 겪고 있다. S&P500 지수는 최근 두 달 사이 18.9%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 혼란이 가중됐다.
그러나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는 이 혼란 속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트럼프발 무역전쟁 여파를 미리 예측한 듯 채권과 현금 비중을 늘리고 기술주 비중을 축소해 올해 연초 대비 주가가 20%나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인 주당 80만9808.50달러를 기록했다.
버핏은 이날 은퇴를 선언하며 “좋은 기업을 적정가에 사서 오래 보유하는 것이 투자의 핵심”이라며 자신의 투자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실제 그는 코카콜라와 애플 투자를 통해 각각 20배와 7배에 가까운 수익을 기록하며 장기투자의 성공 사례를 보여줬다.
버핏의 은퇴에 대해 주요 외신들은 “현대 자본주의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투자자의 시대가 끝났다”(뉴욕타임스), “미국 자본주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쇼의 막이 내렸다”(월스트리트저널)는 평가를 내렸다. 그의 빈자리는 당분간 메워지기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