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도쿄 도심 오피스 임대료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수준까지 상승하며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에서 출근 중심 체제로 기업들이 복귀하면서 오피스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데다, 신축 빌딩 공급이 지연되면서 임대료 상승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부동산 중개 4대 업체 자료를 집계한 결과, 올해 상반기 도쿄 도심의 기존 오피스(준공 1년 이상) 임대료 지수는 165.81로 전년 대비 9.57포인트(6%) 올랐다. 이 지수는 1985년 2월을 기준(100)으로 삼은 것으로, 현재 수준은 2008년 상반기 리먼 브라더스 사태 직전 고점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신축 오피스(준공 1년 미만)의 임대료는 더 가파르게 올랐다. 신축 오피스 임대료 지수는 전년보다 20%(33.43포인트) 상승한 203.08을 기록해, 1993년 이후 32년 만의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최근 개통된 JR 다카나와게이트웨이역 인근 대형 신축 빌딩에는 KDDI 등 주요 기업들이 입주하면서 신축 빌딩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었다.
도쿄 도심 5구(치요다·주오·미나토·신주쿠·시부야)의 오피스 공실률은 올해 3월 기준 3.86%로, 일반적으로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이루는 기준인 5%를 지속해서 하회하고 있다. CBRE의 이와마 아리후미 시니어 디렉터는 “예전엔 금융, 컨설팅, IT 등 고수익 기업 위주였지만 최근엔 소매, 의류 업종까지 오피스 수요층이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인건비와 자재비 급등으로 인한 신축 공사 지연도 임대료 상승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기존 건물 수요가 증가하면서 임대료가 더 빠르게 오르고 있는 것이다. 또한 기업들이 재택근무 축소로 더 넓은 사무실을 선호하는 추세도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쿄의 오피스 임대료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관세 정책과 같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기업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경우 수요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