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공실이 도시 쇠퇴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커지자 정부가 상업시설을 주택으로 전환할 수 있는 방안을 본격 검토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전국적으로 늘고 있는 상가 공실 문제에 대응해 건축물 용도 전환을 지원하고, 향후 상업시설 비율 자체를 줄이는 정책도 병행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13일 ‘건축물의 탄력적 용도 전환 지원 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고 밝혔다. 이는 상업·업무시설로 지어진 건축물이 제 기능을 못 하고 방치되며 도시 미관 저해와 범죄 우려 등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정부는 특히 서울 등 수도권 내 상업시설을 주거용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기존 사례를 참고해 기준을 완화하는 방향도 검토 중이다. 앞서 생활형숙박시설을 오피스텔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주차장, 복도폭, 소방시설 등의 요건을 적용했던 것처럼, 향후에도 리모델링 대상 상업시설이 주거시설로 바뀌려면 필수 시설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비슷한 방식의 전환 사례를 참고해 실효성 있는 기준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신축 건축물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복합 용도 활용을 염두에 둔 설계 기준도 함께 마련된다. 상가를 단순히 ‘판매 시설’로만 제한하지 않고, 필요 시 주거나 공공서비스용으로 바꿔 쓸 수 있도록 유연한 활용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국토부는 동시에 상가 자체의 공급 비율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특히 3기 신도시의 상업용지 계획을 전면 재검토할 계획이다. 공공주택추진단은 지난달 ‘신도시 상업용지 공급 및 관리 개선 방안’ 연구용역을 발주했으며, 기존 2019년 계획안을 최신 수요 흐름에 맞춰 조정할 예정이다.
현재 3기 신도시의 상업용지 비율은 0.8%로 1기(4.5%)나 2기 신도시(1.91%)보다 낮지만, 1인당 상업시설 연면적은 오히려 더 넓다. 이는 불균형 공급 구조를 시사하며, 국토부는 해당 용역을 통해 상업시설의 양적·질적 개선 방향을 함께 설정할 계획이다. 주상복합 건물의 경우 비주거 비율을 하향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최근 3년간 전국 상가 공실률은 지속 상승해 지난해에는 10%를 넘겼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소비 확산과 생활패턴 변화로 인해 전통 상권은 급격히 위축된 반면, 수요는 도심 주거공간으로 몰리고 있다. 국토부의 이번 대응은 이러한 흐름에 따라 유휴 공간을 주거로 흡수하는 새로운 도시 재편 전략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