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의 한 여객기가 일본 나리타국제공항에서 관제사의 지시와 다른 유도로에 진입하는 일이 발생해 국토교통부가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항공기가 관제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사고 위험이 커지는 만큼, 관련 규정에 따라 과징금 등 행정처분이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할 예정이었던 제주항공 7C1102편은 나리타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관제사가 지시한 경로를 벗어났다. 관제사는 해당 항공기에 151번 게이트에서 푸쉬백(Push Back)한 뒤 P2→E3→K→S4 유도로를 따라 이동할 것을 지시했으나, 기장은 E3까지 이동한 뒤 K가 아닌 C로 잘못 진입했다. 이를 인지한 관제사는 즉시 새로운 지시를 내려 항공기를 정상 경로로 복귀시켰다. 이 과정에서 여객기의 출발이 지연돼 예정된 오전 11시35분보다 41분 늦은 오후 12시16분에 이륙했다.
국토부는 조종사들이 유도로를 잘못 진입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당 내용을 보고받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항공사와 조종사에게 과징금 등 행정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고 밝혔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국내 항공안전법에 따르면, 공항 및 관제권역에서 항공기는 반드시 관제사의 지시를 따라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벌금 등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ICAO 규정상 공항 내에서는 기장이 임의로 움직일 수 없으며, 관제 지시를 위반하면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 관계자 또한 “관제사는 공항 내 교통을 정리하는 역할을 하므로 법적으로 지시를 준수해야 한다”며 “유도로 오진입에 대한 처벌은 위반 정도와 고의성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항공은 지난해 1월에도 일본 후쿠오카공항에서 관제 지시와 다른 유도로에 진입해 견인된 사례가 있다. 이번 나리타공항 유도로 오진입과 관련한 원인 및 해당 조종사에 대한 조사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제주항공 측은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