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홍이 20대 대선 패배 책임론을 둘러싸고 격화되고 있다. 친이재명(친명)계는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비이재명(비명)계는 이재명 대표 체제의 당내 통합 실패를 패배 원인으로 지목하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조기 대선을 준비해야 할 민주당이 3년 전 ‘대선 패배’의 늪을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임종석, 친명계에 직격탄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9일 SNS를 통해 “지난 대선 당시에도 경고음이 있었지만 무시한 채 당내 통합을 이루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내 역량을 하나로 모으기는커녕 밀어내기에 급급했다”며 이재명 후보 캠프에서 자신을 포함한 일부 인사들의 지원을 배제한 점을 비판했다.
이어 “김경수, 김동연, 김부겸 모두 설득해야 할 판에 오히려 인격적 공격을 가했다”며 친명계를 향해 “갈라치고 비아냥대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한 “생각이 다른 사람들도 민주당의 주인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통합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라”고 촉구했다.
비명계 “지금은 통합이 우선”
비명계에서도 통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박광온 전 의원은 SNS를 통해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민주당이 하나가 되어야 하고, 민주당과 야권이 힘을 모아야 한다”며 조국혁신당이 제안한 야권 원탁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복당 후 첫 행보로 부산을 찾아 “지금 필요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통합 정신”이라고 말했고, 고민정 의원은 “이재명 대표 체제로 가는 길이 민주당의 쇠락을 부추기고 있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친명계 반발 “문 정부 실책이 더 컸다”
친명계는 이에 대해 강한 반발을 보였다. 한 친명계 의원은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등으로 악화된 민심을 수습하려 애썼다”며 “비명계가 진정으로 이 대표를 도왔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 역시 문재인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지난 7일 정책소통플랫폼 ‘모두의질문Q’ 출범식에서 “촛불혁명 이후에도 국민이 원하는 변화는 없었다”며 “민주당이 권력을 되찾아도 국민이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개혁 미진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계파 갈등 심화… “지금 싸울 때인가”
당내에서는 계파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박용진 전 의원은 “친문과 친명으로 나뉘어 내부 싸움만 벌이고 있다”며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은 국민 신뢰를 잃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정당이라면 정부 정책과 인사 실패를 반성해야 하고, 대선 패배 후보에게도 책임을 묻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왜 두 가지 모두 인정하지 못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재명, 교섭단체 연설서 “회복과 성장” 강조
이재명 대표 측은 “더는 내부 갈등에 대응하지 않고, 수권 정당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오는 10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 대표가 ‘회복과 성장’을 주제로 발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튼튼한 사회 안전망을 위한 신성장 동력 창출을 강조할 것”이라며 “AI, 바이오, 콘텐츠 산업 등에 대한 국가 지원책과 국가 균형 발전 정책 등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