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쿨섹좌’ 고이즈미, 일본 최연소 총리될까…유연한 포용력 눈길
‘펀쿨섹좌’로 한국에서 유명한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이 일본 차기 총리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2019년 유엔 기후정상회담에서 “기후 문제는 펀(fun)하고 쿨(cool)하고 섹시(sexy)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발언을 통해 한국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다. 당시 발언이 동문서답이라는 비판을 받았으나, 전체 맥락을 살펴보면 기후 문제를 젊은 세대에게 흥미롭게 설명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그가 이 발언을 했던 맥락은 2019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기후정상회담이었다. 당시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청년 세대가 탄소 저감 필요성에 공감하고 미래를 위해 스스로 행동하도록 독려하겠다는 취지로 “기후변화 같은 커다란 이슈를 다루려면 일단 재밌어야 한다. 쿨해야 하고, 섹시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NHK는 “발언의 구체적 의미를 묻자 고이즈미 환경상은 ‘설명하는 것 자체가 섹시하지 않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 발언은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한 일본 대학생은 “섹시하다는 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일본 시민으로서 창피하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국제 관계 매체인 더 디플로맷은 이 발언이 섹시라는 단어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일본에서는 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이 금기이며, 많은 일본인들은 ‘섹시’라는 단어가 흥미롭다는 의미로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고 설명했다.
사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뜬금없이 ‘섹시’를 언급한 것은 아니다. 이 발언은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 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총장의 2012년 유엔 회담 연설에서 인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피게레스 전 사무총장은 “그린을 섹시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전 세계인이 기후 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실제로 2019년 고이즈미 전 환경상의 ‘펀쿨섹’ 발언 당시 피게레스 전 사무총장은 그의 옆자리에 앉아 있었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능숙한 언변과 포용력으로 정치적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최근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열린 유세장에서 그는 “일본 총리가 돼 G7 정상회의 등에 출석하면 지적 수준이 낮아 망신을 당할 것”이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내가 부족한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고 완벽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그 부족함을 채워줄 최고의 팀을 만들겠다”고 답해 유연한 대처 능력을 보였다.
현재 43세인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총리에 당선된다면 역대 최연소 총리가 된다. 그의 아버지인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와의 비교로 인해 경험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지만, 더 디플로맷은 고이즈미 전 환경상의 정계 경력에 주목했다. 2007년부터 정계에 입문해 5선을 성공한 그는 2013년 정무차관, 2019년 환경상과 원자력 비상 대책 담당 국무장관을 역임했다.
총리로 선출될 경우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월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 대사와 함께 후쿠시마 해변을 찾아 서핑을 즐기고 현지 생선으로 식사한 후, “비과학적인 후쿠시마에 대한 공격에 대해 미·일이 함께 맞서겠다는 의사를 확인한 귀중한 시간이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