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이란 에너지 시설 공습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에 미묘한 균열 조짐이 나타났다. 전쟁 발발 이후 군사적으로 긴밀히 협력해온 양국이 공습 규모와 파장 문제를 두고 처음으로 이견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악시오스와 이스라엘 방송 채널12 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7일 이스라엘이 감행한 이란 연료 저장소 공격의 규모가 사전 설명보다 훨씬 컸다며 당혹감을 나타냈다.
이스라엘은 당시 이란 수도 테헤란을 포함한 여러 지역의 연료 저장소 약 30곳을 동시에 타격했다. 이스라엘 측은 해당 시설이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이란 정권에 연료를 공급하는 군사 인프라라는 이유로 공격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당국은 공격 계획 자체는 사전에 통보받았지만 실제 작전 규모와 파급력은 예상보다 훨씬 컸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미국 고위 안보 당국자는 현지 언론에 “그것이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불편한 입장을 드러냈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미국 반응이 강경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는 미국의 반응이 사실상 “도대체 무슨 일이냐는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미국은 사태 진화를 위해 고위 특사를 이스라엘로 파견하기로 했다. 채널12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전 백악관 고문인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가 10일 이스라엘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들은 양국 간 소통 문제를 정리하고 향후 군사 대응 수위를 조율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배경에는 국제유가 급등과 정치적 부담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이 보복 카드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처음 있는 수준이다.
국제유가 상승은 미국 내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물가 압박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은 특히 민간 인프라로 보일 수 있는 시설 공격이 국제사회 비판을 불러오고 오히려 이란 내부 결집을 강화할 가능성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스라엘은 공습 목표가 석유 생산시설이 아니라 군사 연료 저장소라고 강조했다. 이란이 이스라엘 민간 인프라 공격을 중단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군사적 메시지라는 설명이다.
공습 이후 테헤란에서는 거대한 화염과 연기가 치솟았고 일부 지역에서 기름 성분이 섞인 비와 유독 가스가 발생했다는 현지 보고도 나왔다. 이란 내부에서는 이를 두고 사실상의 화학전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란은 보복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혁명수비대 산하 하탐 알안비야 중앙사령부 사령관은 이란의 석유 인프라 공격이 계속될 경우 중동 전역의 에너지 인프라에 보복 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란 측은 중동 에너지 시설이 타격을 받을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