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맞아 자녀 세뱃돈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단순 소비 대신 자녀 명의 계좌를 통한 장기 투자에 나설 경우 절세와 자산 증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증권사를 통해 개설된 미성년 자녀 계좌는 22만9448개로 집계됐다. 전년 21만7230개보다 증가한 수치다. 매년 20만개 이상 계좌가 새로 만들어지면서 사전 증여와 장기 투자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확대되는 흐름이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부모가 미성년 자녀에게 현금이나 주식을 증여할 경우 10년간 2000만원까지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조부모 등 친족이 증여하는 경우에는 4촌 이내 혈족, 3촌 이내 인척에 대해 10년간 1000만원까지 비과세가 적용된다. 이를 초과하는 금액에는 10%에서 최대 50%의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해외주식을 활용한 절세 전략도 거론된다. 국내 상장주식은 개인 투자자의 매매차익에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 않지만, 해외주식은 연간 250만원 기본공제를 초과하는 차익에 대해 22% 세율로 과세된다. 해외주식 가격이 크게 오른 상태에서 자녀에게 증여하면 증여 시점의 시가가 자녀의 취득가액으로 인정된다. 이후 추가 상승분에 대해서만 양도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세 부담을 낮출 수 있다. 다만 2024년부터는 증여받은 주식을 1년 이내에 양도할 경우 이월과세가 적용돼 절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장기 투자를 고려한다면 자녀 명의 연금저축계좌 활용도 대안으로 꼽힌다.
일반 계좌에서 펀드나 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할 경우 매매차익과 분배금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가 원천징수된다. 반면 연금저축계좌는 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에 대한 과세가 이연된다. 세금을 나중으로 미루는 동안 수익금을 재투자할 수 있어 복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전문가들은 자녀에게 단순히 자금을 이전하는 데 그치지 말고 투자 과정을 함께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세뱃돈을 계기로 조기 금융교육과 절세 전략을 병행할 경우 장기적인 자산 형성에 긍정적인 기반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