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의 오랜 과제로 꼽혀온 이재명 대통령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 공약이 새해 들어 다시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가 추진 중인 외환시장 개방과 자본시장 제도 개선을 MSCI 측이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관건이다.
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중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로드맵을 공개할 예정이다. 외환거래 시장의 24시간 운영 확대와 역외 외국인 간 원화 거래 활성화, 단계별 도입 일정 제시가 핵심이다. 이를 토대로 올해 6월 관찰대상국에 등재될 경우 2027년 편입 발표, 2028년 실제 반영이라는 일정이 가능하다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MSCI 선진국지수는 글로벌 기관투자자와 연기금, 패시브 자금의 자산 배분 기준으로 활용되는 만큼 편입 효과가 크다.
현재 한국은 증시 규모와 기업 경쟁력 측면에서 선진국 수준에 근접했음에도 제도적 요인과 외환시장 접근성 문제로 신흥국지수에 머물러 있다. 역대 정부 역시 편입을 추진해 왔으나 외환 자유화와 투자 환경 개선에서 한계를 드러내며 번번이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첫해였던 지난해에도 상법 개정과 증시 랠리로 기대감이 높았지만 관찰대상국 등재에는 이르지 못했다.
피터 스타인 아시아증권산업금융협회 최고경영자는 선진시장 요건으로 외환시장의 높은 자유화 수준, 자금 조달의 용이성, 공매도와 상장 파생상품 등 헤지 수단의 활용 가능성을 꼽았다. 투자자에게 거래 마찰이 거의 없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공매도 제도 보완이 이뤄졌고 남은 핵심 과제가 외환시장 24시간 개방이라며 관찰대상국 등재 가능성을 높게 본다. 반면 외국계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관찰대상국 등재와 실제 편입은 별개의 문제라며 상속세율, 배당세율, 공매도 관련 규제 등 구조적 부담 해소가 선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로서는 선진국지수 편입을 증시 선진화의 상징이자 외국인 투자자 유입의 핵심 카드로 내세운 만큼, 정책 동력이 약화되기 전 가시적 성과를 보여야 하는 상황이다. 새해 제시될 로드맵과 MSCI의 평가가 향후 한국 증시의 방향성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