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8년 도쿄도립병원에서 출생 직후 다른 아기와 바뀌어 살아온 남성이 제기한 소송에서, 도쿄지방재판소가 병원 운영 주체인 도쿄도에 대해 생부모 조사 명령을 내렸다. 병원 측에 출생 경위를 조사하라고 명령한 판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쿄 도내에 거주하는 에구라 사토시 씨(67)는 도쿄도가 운영하던 ‘스미다 산원’에서 태어났으며, 출생 직후 혈연관계가 없는 부모와 뒤바뀌었다. 그는 40대에 부모의 혈액형과 자신의 것이 일치하지 않음을 의심해 DNA 감정을 실시했고, 이후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됐다.
에구라 씨는 “친부모를 알 권리가 있다”며 도쿄도에 출생 경위를 조사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도쿄도는 “제3자의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있다”며 조사 의무를 부인해왔다.
그러나 21일 도쿄지방재판소 히라이 나오야 재판장은 도쿄도의 주장을 기각하며 “개인이 자신의 출생을 알 권리는 헌법 제13조가 보장하는 법적 이익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또 “병원이 출생 직후 아기가 바뀌었을 가능성이 있다면 가능한 대응을 할 의무가 있다”며 사건의 중대성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도쿄도에 대해 호적 기록을 통해 가능한 생부모 후보자를 특정하고, DNA 감정을 의뢰·실시해 친부모를 조사할 것을 명령했다.
원고 측 변호인은 “병원이 출생 조사를 실시하도록 명령한 첫 판결로, 유사 사례에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