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며 1년 만에 다시 시국미사를 열었다. 사제단은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진행된 시국미사에서 “정의에는 중립이 없다”는 교황청 메시지를 인용하며 즉각적인 파면 선고를 요구했다.
31일 저녁,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 녹지광장에서 열린 시국미사에는 사제단을 비롯한 수도자와 평신도 수백 명이 자리를 메웠다. 유영 스테파노 신부는 “헌법재판관들이 국민을 생각하며 윤석열을 하루빨리 파면시키기를 바란다”며 “우리의 간절한 기도가 하늘에 닿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국미사는 ‘윤석열에 대한 헌재의 조속한 파면 선고를 촉구하는 시국미사’라는 이름으로 개최됐다. 사제단은 내란 118일째를 맞은 시점에서 “지금으로서는 헌재 재판관들만이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는 열쇠를 쥐고 있다”고 주장하며 신속한 판결을 촉구했다.
사제단은 손팻말을 들고 성가를 부르며 “헌재는 선고하라”, “주저 말고 파면하라”고 외쳤다. 현장에는 수백 명의 신부들이 장백의와 보라색 영대를 착용한 채 입장했고, 이들의 입장에만 약 10분이 소요됐다. 평신도들은 인도에 서서 이 장면을 지켜보며 성가를 계속 불렀다.
이날 해설을 맡은 유영 신부는 헌법재판관 8명의 이름을 한 명씩 호명한 뒤, “8명 중 2~3명 때문에 파면 선고가 지연되고 있다는 말이 사실인가.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호소했다.
강론에 나선 송년홍 타대오 신부는 “국민들은 아침마다 탄핵심판 선고일을 확인하며 내란 병, 내란 증후군에 걸렸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3일 밤,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준비하며 자유를 억압하고자 했던 장면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며 “헌재는 왜 주저하는가”라고 물었다.
송 신부는 또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의 담화를 인용해 “정의에는 중립이 없다”며 헌법재판관들에게 양심에 따른 결정을 촉구했다.
미사 말미에는 교구별로 파면 선고일이 정해질 때까지 묵주기도, 오체투지, 삼보일배 등을 이어가자는 결의를 다졌다. 참석자들은 오후 7시부터 열린 ‘윤석열 파면 국힘당 해산 촛불문화제’로 자리를 옮겨 집회를 이어갔다.
파견성가로는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이 불렸다. 참석자들은 서로의 손을 잡고 “가다 못 가면 쉬었다 가자”, “아픈 다리 서로 기대며”라는 가사에 맞춰 한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