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전 대만 총통이 지난해 7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2주기 행사 참석을 위해 방일을 추진했으나, 일본 정부가 이를 불허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니치신문은 21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 정부가 중국의 반발을 우려해 차이 전 총통의 방일을 막았다고 보도했다.
차이 전 총통은 같은 해 5월 퇴임한 뒤, 7월 도쿄에서 열릴 아베 전 총리 추도식에 참석하려 했으나 일본 정부는 외교적 부담을 이유로 허가하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기시다 후미오 내각은 중일 관계 개선에 주력하고 있었으며, 특히 중국이 단행한 일본산 수산물 수입 중단 조치를 풀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었다. 신문은 일본 정부가 차이 전 총통의 방일이 이 같은 협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전부터 대만 전직 총통의 일본 방문에 강한 반감을 보여왔다. 실제로 2001년 리덩후이 전 총통이 병 치료를 이유로 일본을 찾았을 당시,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의 방일 일정이 연기된 전례도 있다.
아베 전 총리는 생전에 대만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온 대표적 인사다. 그는 “대만 유사는 일본 유사”라는 발언을 하며 중국의 군사적 압박에 맞서 대만을 지지했고, 차이 당시 총통과 온라인 회담을 갖는 등 신뢰 관계를 형성해 왔다.
차이 전 총통의 방일은 아베 전 총리가 고문을 맡았던 친대만 성향의 초당파 의원 모임 ‘일화의원간담회’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임은 차이 전 총통의 퇴임 이후 일본 방문을 수차례 제안해 왔다.
이번 조치는 일본 정부가 중국을 지나치게 의식한 결과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일본과 대만 양측에서는 “과도한 대중국 배려”라는 비판이 나올 가능성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