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상속세, 근로소득세 감면에 이어 기업 세제 혜택까지 확대하는 감세 정책을 연이어 내놓으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세 부담 완화라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서는 향후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세수 부족’이라는 부메랑이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6년간 사실상 증세” 주장
임광현 민주당 의원은 20일 “현재 1인당 150만 원인 인적 공제를 180만 원으로 올려 월급쟁이들의 실질 세 부담을 낮춰야 한다”며 소득세 개편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표도 18일 자신의 SNS에서 “월급쟁이가 봉이냐”며 “초부자들은 감세하면서 서민들은 사실상 증세를 당해왔다”고 지적한 바 있다.
임 의원은 2009년 이후 변하지 않은 세제 기준이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실질적 증세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현 기준보다 20% 더 공제할 경우 4인 가족을 책임지는 가장이 연말정산 시 600만 원에서 720만 원으로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재명 대표는 또 기업 세제 혜택도 언급했다. 이날 충남 아산 현대자동차 공장을 방문한 그는 “국내 생산을 장려하고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공제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해외 사업을 축소하고 국내로 돌아오는 기업(리쇼어링 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조기 대선 변수… “세수 부족 부메랑 될 수도”
하지만 민주당이 감세 정책을 밀어붙이다가 집권 후 세수 부족으로 재정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 6,000억 원에서 지난해 62조 5,000억 원으로 급감했다. 민주당이 ‘유리지갑 증세 해소’와 ‘법인 감세’를 동시에 추진할 경우, 낙수효과에 의존하는 보수 정권과 유사한 경제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당내에서도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표가 추진해 온 ‘기본사회’ 정책이 탄탄한 재정을 필요로 하는 만큼, 감세가 오히려 민주당의 핵심 정책 추진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기본사회 정책을 실현하려면 재원이 필요한데, 이 대표가 감세 정책만 내놓고 있다”며 “증세 없이 기본소득과 복지를 확대하겠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했던 대기업·초부자 감세를 되돌리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지만, 대선을 앞두고 논의가 본격화되지는 못하고 있다.
여론도 냉랭한 분위기다. 감세 정책이 표심을 얻는 데 유리할 수도 있지만, 세수 감소에 따른 재정 불안이 가중될 경우 민주당의 장기적인 경제 정책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