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30세대 사이에서 부동산 매물을 직접 답사하며 투자 공부를 겸하는 ‘임장 데이트’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단순히 영화를 보거나 카페에 가는 전통적인 데이트 코스에서 벗어나, 부동산 현장을 답사하며 서로의 경제관념을 확인하고 미래를 구상하는 시간이 되고 있다.
임장 데이트로 결혼까지 결심
20대 여성 한모 씨는 남자친구와 임장 데이트를 통해 결혼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단순히 생산적인 데이트를 해보자는 생각이었지만, 남자친구가 부동산 공부에 열심히 참여하는 모습을 보고 든든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임장(臨場)’은 현장을 직접 방문해 부동산을 답사하는 활동을 뜻한다. 과거에는 청년층에게 낯선 개념이었으나, 최근에는 투자 공부를 목적으로 현장을 둘러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 잡았다.
‘임장 데이트’와 ‘임장 클래스’의 확산
연인들은 ‘임장 데이트’를, 솔로들은 ‘임장 클래스’를 통해 임장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이 이끄는 유료 클래스에서는 참가자들이 함께 아파트 단지를 답사하며 정보를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20대 이모 씨는 “임장 데이트를 통해 서로의 대출 가능 금액과 경제관념을 공유할 수 있었다”며 이를 연인 간 신뢰를 쌓는 기회로 활용했다고 말했다.
청년층의 창의적 임장 활동
임장 클래스 수강생들은 매물을 보기 위해 신혼부부나 가족 역할을 연기하기도 한다. 30대 여성 A 씨는 “부동산공인중개사 앞에서 새댁 연기를 하며 매물을 확인한 뒤, 동료 수강생들에게 상세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부동산 거래 계획이 없더라도 현장을 방문해 얻는 정보는 매우 다양하다. 놀이터의 아이 연령대나 입주민 공지사항을 통해 단지의 생활 환경을 파악할 수 있다고 청년들은 설명했다.
공인중개사들의 고충
하지만 이러한 문화가 확산되면서 공인중개사들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이종혁 회장은 “구매 의사 없이 매물을 보러 오는 사례가 늘어나 업무에 지장이 크다”며 “임장 활동에 실비를 청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장 데이트’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청년층의 새로운 경제 활동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공인중개사들과의 조율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