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농림수산상이 “쌀을 사본 적이 없다”는 발언으로 거센 비판에 휩싸였다.
교도통신과 NHK 등에 따르면 에토 다쿠 농림수산상은 지난 18일 사가현 사가시에서 열린 집권 자민당 정치자금 파티에서 비축미와 관련해 설명하던 중 “저는 쌀은 산 적이 없다. 지지자분들이 많이 주셔서 집에 팔 정도로 있다”고 발언했다.
쌀 정책을 총괄하는 장관이 국민 다수가 식료품비 부담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공감과 책임의식을 저버린 발언을 했다는 비판이 급속히 확산됐다. 해당 발언이 보도된 뒤 일본 최대 포털사이트 야후재팬에는 관련 기사에 1만 3천여 건 이상의 비판 댓글이 달렸다.
여론이 악화되자 에토 장관은 19일 기자들과 만나 “팔 정도로 있다는 말은 지나친 표현이었다”며 “소비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고 사과했다. 이어 “쌀을 정기적으로 구입하고 있다”고 해명하며, “실태와 다른 표현으로 혼란을 끼쳐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에토 장관은 사퇴 여부에 대해서는 “결과로 보답하겠다”며 각료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립 여당 공명당의 사이토 데쓰오 대표는 “국민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분야를 책임지는 각료로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발언은 삼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에토 장관의 언행을 공개적으로 질타했다.
일본의 쌀값은 최근 들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12일 기준 쌀값은 18주 만에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비축미를 방출하며 공급 확대에 나서고 있으나, 대응이 늦었다는 비판은 피하지 못하고 있다.
교도통신이 17~1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7.1%가 쌀값 급등에 대한 정부 대책이 “불충분하다”고 답했다. 이 같은 여론은 이시바 내각의 지지율 회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