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의 조조지(増上寺)가 소장한 고려대장경을 포함한 불교 목판 인쇄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19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는 일본 정부가 신청한 ‘조조지가 소장한 3종의 불교 성전(聖典) 총서’에 대해 등재를 권고했다. 일본 문부과학성 관계자도 등재 가능성에 대한 연합뉴스 질의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조조지에 보관된 불교 성전은 중국 남송 시대(12세기)와 원나라 시대(13세기), 그리고 한국 고려 시대(13세기)에 제작된 대장경 목판 인쇄물로 구성됐다. 이는 17세기 초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일본 전국에서 수집해 기증한 것으로, 총 1만2천여 점에 달한다.
일본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이 자료는 남송 대장경 5천342첩, 원나라 대장경 5천228첩, 고려대장경 1천357책으로 이루어져 있다. 문부과학성은 “전쟁과 왕조 교체로 인해 많은 대장경이 소실된 가운데, 15세기 이전 제작된 대장경이 거의 완전한 형태로 보존된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고 평가했다.
일본 정부는 앞서 조조지 불교 성전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신청했다가 심사에서 반려된 바 있으며, 2023년 재신청 당시 한국에서는 일본이 타국의 문화유산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려 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었다. 조조지 불교 성전의 등재 여부는 오는 4월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한편, 일본이 조조지 불교 성전과 함께 신청한 ‘히로시마 원폭의 시각적 자료 – 1945년 사진과 영상’은 심의가 보류될 가능성이 커졌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와 유네스코가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일부 회원국이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식으로 심의가 보류될 경우 일본 정부가 대응 방안을 협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자료는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직후부터 같은 해 말까지 촬영된 사진 1천532점과 동영상 2점으로 구성됐다. 일본은 원폭 투하 80주년에 맞춰 해당 자료를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심의 연기로 인해 실현 가능성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2015년 중국이 난징대학살 관련 자료를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자, 회원국 간 합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등재 절차를 중단하도록 하는 규정 변경을 주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