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일본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니혼히단쿄)가 핵무기금지조약(TPNW) 참여를 요청했으나, 일본 정부가 이를 외면하며 실망감을 안겼다.
니혼히단쿄는 8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16년 만에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단체는 오는 3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TPNW 제3회 서명국 회의에 일본 정부가 옵서버로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시바 총리는 이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고, 핵우산 의존과 확장억제의 중요성만 강조하며 단체의 기대를 저버렸다.
니혼히단쿄의 다나카 데루미 대표위원은 “정부와 우리의 생각이 매우 달랐다”며 회담의 결과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 다른 대표위원인 미마키 도시유키 역시 “거듭 요청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며 실망감을 표명했다.
니혼히단쿄는 2024년 노벨평화상 수상으로 일본 내 TPNW 참여 찬성 여론이 고조된 상황에서, 올해 회의가 일본 정부의 옵서버 참여를 이끌 적기라고 판단했다. 특히, 2025년은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투하 80주년으로, 핵무기 폐기를 위한 국제적인 움직임이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국내 여론과 달리, 미국과의 안보 동맹을 강화하며 핵우산 의존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지난달 일본과 미국은 핵무기 사용 시 양국이 소통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확장억제 관련 가이드라인을 처음으로 작성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도쿄신문은 “일본이 미국의 핵우산 의존도를 높이려 한다”고 지적했다.
니혼히단쿄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일본 정부에 지속적인 압력을 가하며 핵무기 폐기 운동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TPNW 참여 여부를 둘러싼 일본 내 논의는 향후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